청소년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하여야 하느냐라는 논쟁에 앞서, 우리는 과연 국가가 어떤 근거로 청소년의 참정권을 제한하는가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의 4월 27일 판례에 따르자면 청소년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성년자는 아직 정치적·사회적 시각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고 경험·적응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의사표현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단지 청소년에서 성년이 된다고 해서 이러한 우려가 없어지진 않는다. 이는 자명한 사실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에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진실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많은 음모론들이 “경험과 적응능력이 부족하지 않고 정치적, 사회적 시각을 형성한”, 속칭 참정권을 받을 정도의 수준을 갖춘 자들에 의해서 형성되고,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심지어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사람들 역시 모 커뮤니티에서 극우적인 사상과 언동에 찬동하며 외국인 추방과 여성차별, 그리고 특정 지역 혐오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 역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이 전혀 옳지 않은 행동임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성인들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대신 청소년의 참정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불합리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와 국회, 정부, 그리고 헌법은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청소년의 참정권을 제한하고 있을까. 이는 교육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그리고 고등학교 3년의 통칭 6 · 3 · 3 체제이다. 그 중 의무교육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이며, 고등학교 3년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그러나 2013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청소년의 고등학교 진학률은 93.6퍼센트, 중학교생의 고등학교 진학률은 99.7퍼센트로, 이는 실질적으로 고등학교가 실질적으로는 의무교육기관과 다름없음을 의미한다. 이는 정부의 고등학교 무상교육화 추진으로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제한한 의의를 엿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의 청소년은 만 19세에 초, 중등 교육과정, 즉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모두 끝마친다. 여기에서 헌법재판소는 사회적, 정치적 시각은 일반적으로 초, 중등 교육과정에서 형성된다고 본 것이다. 즉, 헌법재판소는 초, 중등 교육과정을 끝마친 자는 정치적, 사회적 시각을 간접적 경험을 통하여 길렀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하나 남는다. 예를 들어보자.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치룬 사람의 경우 중등교육을 모두 수료하였다고 간주하는데, 이 관점에서 보자면 중등교육을 모두 수료하였다고 간주되는 자는 정치적, 사회적 시각을 간접 경험으로서 기른 셈이 된다. 그렇다면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정치적, 사회적 시각을 모두 길렀으므로 이들에게는 참정권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초, 중등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사람에겐 참정권을 주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는 헌법 제 2장 11조 1항으로서 설명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11조 1항에 따르자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다시 말하자면, 사회적 신분인 학력을 토대로 한 정치적 생활, 즉 참정권의 제한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 중등 교육을 수료하지 않은 자에게 참정권을 주는 것은 ‘정치적·사회적 시각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사람에게 참정권을 주는 셈이 된다. 이는경험·적응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참정권을 주는 셈이 되며, 이로 인해 의사표현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 이는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중등교육을 이수하는 나이대인 만 19세를 기준으로 하여,이 나이대 이하의 국민에게는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음으로서 간접적으로 학력에 따른 참정권 제한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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